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08. 31. 선고 2019가합578121 판결 채무부존재확인

판결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78121 채무부존재확인

원 고

A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소명 담당변호사 박민정

피 고

B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모 C

변론종결

2022년 07월 06일

판결선고

2022년 08월 31일

주문

1.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별지 목록 기재 보험계약에 기한 피보험자 C의 2019. 7. 10.자
진단과 관련한 보험금 지급채무는 원고가 피고에게 이미 지급한 5,730,000원을 초과
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의 법정대리인 C를 피보험자로 한 보험계약

1) 피고는 2018. 1. 5. 피고의 어머니인 C를 피보험자로 하고, 피고를 보험금 수익 자(사망보험금 및 사망외 보험금)로 하여 원고와 별지 목록 기재 보험계약(이하 ‘이 사 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이 사건 보험계약의 약관(이하 ‘이 사건 약관’이라 한다) 중 이 사건에서 문제되 는 부분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구분 지급금액 가입후 1년미만 가입후 1년이상 뇌출혈 진단시 보험가입금액의 50% (단, 최초1회에 한하여 지급) 보험가입금액의 100% (단, 최초1회에 한하여 지급)

11. 갱신형 뇌출혈진단비보장 특별약관 제1조(보험금의 지급사유) ① 원고는 보험증권에 기재된 피보험자가 이 특별약관의 보험기간 중 뇌출혈로 진단확정되었 을 때에는 보험수익자에게 아래의 금액을 최초 1회에 한하여 뇌출혈진단비로 지급합니다. 제3조(뇌출혈의 정의 및 진단확정) ① 이 특별약관에 있어 「뇌출혈」이라 함은 제7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있어서 「뇌출혈」로 분류되는 질병으로 【별표14(뇌출혈 분류표)】에서 정한 질병을 말합니다. ② 「뇌출혈」의 진단확정은 의료법 제3조(의료기관)에서 정한 국내의 병원 또는 국외의 의료관 련법에서 정한 의료기관의 의사(치과의사 제외) 자격증을 가진 자에 의하여 내려져야 하며, 이 진단은 병력, 신경학적 검진과 함께 뇌전산화단층촬영(brain CT scan), 자기공명영상 (MRI), 뇌혈관조영술, 양전자방출단층술(PET), 단일광자방출 전산화 단층술(SPECT), 뇌척수 액검사 등을 기초로 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피보험자가 사망하여 상기에 의한 진단이 가능 하지 않을 때에는 피보험자가 「뇌출혈」로 진단 또는 치료를 받고 있었음을 증명할 만한 문 서화된 기록 또는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21. 갱신형 2대질병입원일당(1일이상)보장 특별약관 제1조(보험금의 지급사유) ① 원고는 보험증권에 기재된 피보험자가 이 특별약관의 보험기간 중에 「2대질병」으로 진단 확정되고 그 「2대질병」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병원 또는 의원(한방병원 또는 한의원 을 포함합니다)에 입원하였을 경우에는 보험수익자에게 최초입원일부터 입원 1일당 이 특 별약관의 보험가입금액을 2대질병입원일당으로 지급합니다. 제3조(2대질병의 정의 및 진단확정) ① 이 특별약관의 「2대질병」이라 함은 제7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있어서 「뇌졸중」 및 「급성심근경색증」으로 분류되는 질병을 말합니다. ② 제1항에서 정한 「뇌졸중」이라 함은 【별표6(뇌졸중대상질병 분류표)】에서 정한 지주막하 출 혈, 뇌내출혈, 기타 비외상성 두개내 출혈, 뇌경색증, 뇌경색증을 유발하지 않은 뇌전동맥의 대 상 질 병 분류번호

1. 지주막하 출혈

2. 뇌내출혈

3. 기타 비외상성 두개내 출혈

4. 뇌경색증

5. 뇌경색증을 유발하지 않은 뇌전동맥의 폐쇄 및 협착

6. 뇌경색증을 유발하지 않은 대뇌동맥의 폐쇄 및 협착 I60 I61 I62 I63 I65 I66 대 상 질 병 분류번호

1. 지주막하 출혈

2. 뇌내출혈 I60 I61 폐쇄 및 협착, 뇌경색증을 유발하지 않은 대뇌동맥의 폐쇄 및 협착을 말합니다. ④ 「2대질병」의 진단확정은 의료법 제3조(의료기관)에서 정한 국내의 병원 또는 국외의 의료 관련법에서 정한 의료기관의 의사(치과의사 제외) 자격증을 가진 자에 의합니다. 단, 뇌졸 중의 진단은 병력, 신경학적 검진과 함께 뇌전산화단층촬영(brain CT scan), 자기공명영상 (MRI), 뇌혈관조영술, 양전자방출단층술(PET), 단일광자방출 전산화 단층술(SPECT), 뇌척수 액검사 등을 기초로 하고, (중략) 그러나 피보험자가 사망하여 상기에 의한 진단이 가능하 지 않을 때에는 피보험자가 「2대질병」으로 진단 또는 치료를 받고 있었음을 증명할 만한 문서화된 기록 또는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별표6】 뇌졸중대상질병 분류표 약관에 규정하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있어서 뇌졸중대상질병으로 분류되는 질병은 제7차 개정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통계청 고시 제2015-309호, 2016. 1. 1. 시행) 중 다음에 적은 질 병을 말합니다. 다만, 다음의 상병 이외의 출생전후기 질병(P00~P96)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제8차 개정 이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있어서 상기 항목 이외에 추가로 상기분류표에 해 당하는 항목이 있는 경우에는 그 항목도 포함하는 것으로 합니다. 【별표14】 뇌출혈 분류표 약관에 규정하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있어서 뇌출혈로 분류되는 질병은 제7차 개정 한국 표준질병사인분류(KCD : 통계청 고시 제2015-309호, 2016. 1. 1. 시행) 중 다음에 적은 상병 을 말합니다. 다만, 다음의 상병 이외의 출생전후기 질병(P00~P96)은 포함되지 않습니다.3. 기타 비외상성 두개내 출혈 I62 제8차 개정 이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있어서 상기 항목 이외에 추가로 상기분류표에 해 당하는 항목이 있는 경우에는 그 항목도 포함하는 것으로 합니다.

나. C의 진료 경과와 진단명 등

1) C는 2019. 6. 8. 01:32경 갑자기 발생한 극심한 두통을 이유로 D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고, 이에 D병원에서는 같은 날 01:41경 뇌전산화단층촬영(뇌 CT)을 하였는데, 그 판독결과 확산성 뇌질환 또는 뇌실질에서의 국소적 병변이나 두개내출혈은 확인되 지 않아 그대로 귀가하였다.

2) C는 2019. 6. 12. 다시 ‘평소 두통이 없다가 갑자기 두통이 생겼다‘고 호소하면 서 D병원에 내원하여 위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같은 날 19:51경 뇌자기공명영상 (MRI) 및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 검사를 받았는데, 그 판독결과는 대뇌위축 소견이 없고, 뇌실 크기는 정상이며, 뇌실질 내에 허혈성 병변 및 다른 국소병변도 없고, 두개 내출혈도 없다는 것이었다.

3) C는 2019. 6. 13. 11:41경 다시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 검사를 받았는데, 그 판독결과 좌측 내경동맥 원위 부위에서 약 2~3mm 정도의 동맥류 소견이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에 D병원 의사 E은 파열성 뇌동맥류를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아 같은 날 응급으로 C에게 약 2시간에 걸쳐 스텐트 보조 뇌동맥류 코일 색전술을 시행하였고, 이 후 C는 2019. 6. 28.경에 퇴원하였다.

4) D병원 의사 F은 2019. 6. 28. C에게 진단명(주상병)을 두통(R51)으로 한 입퇴원 사실증명서를 발급하여 주었는데, 여기에는 “임상적인 증상 및 경과는 좌측 뇌내동맥 의 등부위의 뇌동맥류가 파열되었을 때의 증상에 합당한 소견 및 경과를 보이나, 영상의학적으로는 증명할 수 없어 파열성을 감별로 진단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또한 C 에게 코일 색전술을 시행한 D병원 의사 E(이하 ’담당 의사‘라고 한다)은 2019. 7. 10. C에게, 최종진단으로 ’파열되지 않은 대뇌동맥류(I67.1)‘를 주진단으로 하고, ’파열성 뇌 동맥류(I60.9)’를 감별(R/O1))로 한 진단서(이하 ‘이 사건 진단서’라 한다)를 발행하여 주 었는데, 여기에도 위와 마찬가지로 “두통으로 내원하여 시행한 검사 및 임상적인 증상 및 경과는 좌측 뇌내동맥의 등부위의 뇌동맥류가 파열되었을 때의 증상에 합당한 소견 및 경과를 보이나, 영상의학적으로는 증명할 수 없어 파열성을 감별로 진단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다. C의 보험금 청구 및 원고의 보험금 지급 거절

C는 D병원에서 퇴원한 후 2019. 7. 1.경 원고에게 보험사고 접수를 하여 파열성 뇌동맥류(I60.9) 진단을 받은 것을 전제로 한 뇌졸중 진단비, 뇌출혈 진단비 등의 보험 금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C가 파열되지 않은 대뇌동맥류(I67.1)의 진단확정만 받았고, 이는 ’뇌졸중‘이나 ’뇌출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뇌졸중 진단비, 뇌출 혈 진단비 등을 제외한 보험금(질병수술비, 질병입원일당, 응급실내원비 등)으로 573만 원만 지급하고, 나머지 보험금의 지급은 거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4, 6, 8, 9호증, 을 제2, 8, 10, 17, 18, 19, 21, 28, 29, 31, 3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 주장 요지

가. 원고

C는 D병원에서 ’파열되지 않은 대뇌동맥류‘ 진단을 받았으나 위 질병은 이 사건 1) Rule Out의 약자로, 어떠한 질환이 의심될 경우 해당 질환을 배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약어이다. 통상 의심되는 질환명 앞에 r/o를 붙여서 이 질환에 대해 감별해야(배제해야) 한다는 것을 기록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약관에서 뇌졸중 진단비, 뇌출혈 진단비 등의 지급 대상으로 한 ’뇌졸증‘이나 ’뇌출혈 ‘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사건 진단서상의 ’파열성 뇌동맥류‘는 객관적인 영상소 견을 기초로 한 진단확정이 아니므로, 위와 같은 감별진단만으로 뇌출혈이나 뇌졸중의 진단확정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이미 지급한 보험금 573만 원 외에 C가 뇌졸중 및 뇌출혈의 진단확정을 받았음을 전제로 한 보험금을 지급할 의 무가 없음에도 피고는 이를 청구하고 있으므로 그 지급의무가 없다는 확인을 구한다.

나. 피고

D병원 담당 의사는 비록 파열성 뇌동맥류가 영상의학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더라도 C의 임상적인 증상 및 경과가 뇌동맥류가 파열되었을 때의 증상에 합당하다고 보아 파 열성 뇌동맥류 진단을 하고 코일 색전술을 한 것이므로, C의 질병은 이 사건 약관상의 뇌출혈 및 뇌졸중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이에 해당하는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약관은 뇌졸중대상질병 분류표(I60, I61, I62, I63, I65, I66)상의 뇌졸중 진단확정을 받은 경우 뇌졸중 진단비를, 뇌출혈 분류표(I60, I61, I62)상의 뇌출혈 진단확정을 받은 경우 뇌출혈 진단비를 각 보장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고, 그 밖에도 위 뇌졸중에 해당할 경우 2대질병입원일당 등의 지급을 보장하고 있 다. 그런데 C가 D병원에서 받은 주진단인 두통(R51), ’파열되지 않은 대뇌동맥류 (I67.1)‘는 위 각 분류표상의 뇌졸중이나 뇌출혈(이하 통틀어 ’뇌출혈 등‘이라고만 한다) 에 해당하지 않고, 반면 감별진단을 받은 ’파열성 뇌동맥류(I60.9)‘는 위 뇌출혈 등의 ’ 지주막하 출혈(I60)‘에 해당하므로, C가 D병원에서 치료받고 파열성 뇌동맥류의 감별진단을 받은 것을 이 사건 약관에서 뇌출혈 등 진단비의 지급요건으로 정한 ’진단확정‘이 라고 볼 수 있는지가 이 사건의 쟁점이 된다.

나. 그런데 금전채무부존재확인소송에서는 채무자인 원고가 먼저 청구를 특정하여 채무발생원인사실을 부정하는 주장을 하면, 채권자인 피고는 그 권리관계의 요건사실 에 관해 주장·증명책임을 부담하므로(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45259 판결 등 참 조), C의 파열성 뇌동맥류 감별진단이 이 사건 약관상의 진단확정에 해당하여 뇌출혈 등 진단비의 지급 대상이라는 사실에 관해서도 피고에게 주장·증명책임이 있다. 이러한 법리를 기초로 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0호증, 을 제3, 4, 38, 39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경찰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이하 위 병 원에서 감정을 한 의사를 ’감정의‘라 한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비록 아래에서 보는 것 같은 일부 사정처럼 달리 볼 여지가 없지는 않은 것을 고려하더라 도,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C가 파열성 뇌동맥류 감별진단을 받은 것을 이 사건 약관 상의 진단확정과 동일하다고 볼 만큼 증명이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구 체적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이 사건 약관에서는 뇌졸중 등의 ’진단확정‘을 받은 것을 전제로 이를 뇌졸중 등 진단비 등의 보장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C에 대해 최종 진단을 한 이 사건 진단서에서는 C의 주진단을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로 보았고, ’ 파열성 뇌동맥류‘에 관해서는 감별(R/O)이 필요한 것으로 진단하였다. 통상 이러한 ’R/O‘ 용어는 의심되는 질환 앞에 붙여서 이 질환에 대해 추가 검사 등을 통해 감별(또 는 배제)하여야 한다는 것을 기록하는 용어로 사용되는 것이고, 위와 같은 진단을 한 담당 의사 또한 임상적으로는 지주막하 출혈로 보인다고 하면서도 “확정진단은 뇌동맥류의 파열에 의한 지주막하 출혈로 진단하기 모호하다”라고도 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처럼 최종적으로 확정진단이 없이 감별로 진단한 것을 이 사건 약관상의 ’진단확 정‘이라고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한편 이와 관련하여 감정의는 “의학적 확정진단은 질환과 관련된 증상 정도나 양상이 부합하는 정도보다는 징후, 검사 결과 또는 육안으로 직접 관찰되는 객관적 소 견에 근거하므로, 증상이 비전형적이고 비특이적이라도 객관적 소견이 발견되면 오히 려 객관적 소견을 근거로 확정진단이 가능하며 일부 증후군의 경우에는 전형적 증상 및 징후를 종합하여 확정 진단할 수 있다. 다만 뇌동맥류 및 뇌출혈은 증후군에 속하 지 않는다.”는 참고의견을 밝히고 있다. 보험금 지급기준으로서 기능하는 이 사건 약관 상의 ’진단확정‘을 위와 같이 객관적 소견을 더 우선시하여 내려지는 의학적인 확정진 단과 반드시 동일하다고 평가하여 의학적으로 확정진단이 없었던 이상 이 사건 약관상 의 진단확정도 아니라고 단정할 것은 아니기는 하나, 감정의가 밝힌 바와 같이 뇌동맥 류는 전형적 증상 및 징후를 종합하여 의학적으로 확정 진단할 수는 없는 질환인 이 상, 최소한 객관적 소견에 준하는 의학적인 근거 등이 상당 정도 뒷받침되어야 의학적 으로는 감별진단(혹은 추정진단 또는 의증 등)에 불과하더라도 이를 이 사건 약관상의 ’진단확정‘에는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또한 이 사건 약관은 뇌출혈 등의 진단확정은 “의료기관의 의사 자격증을 가진 자에 의하여 내려져야 하며, 이 진단은 병력, 신경학적 검진과 함께 뇌전산화단층촬영 (brain CT scan), 자기공명영상(MRI), 뇌혈관조영술, 양전자방출단층술(PET), 단일광자 방출전산화단층술(SPECT), 뇌척수액검사 등을 기초로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 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C에 대해 3차례에 걸쳐 시행한 뇌 CT나 MRI, MRA 등의 검사에서는 모두 파열성 뇌동맥류의 소견은 없었고, 이에 관해 감정의도 C에 대해 위와 같은 검사 외에도 뇌혈관조영술(TFCA)2)도 시행되었는데 그 각 검사 결과에서 파열성 뇌동맥류를 확정 진단할 수 있는 객관적 소견은 없다고 하고 있다.

다만 이 사건 약관의 문언상 위와 같은 객관적 검사 등을 기초로 하여 진단이 내려질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을 뿐, 반드시 진단에 정확히 부합하는 객관적 검사 소 견이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지는 않고, 또한 ’진단확정‘이라고 표현하고 있기는 하나 그 ’진단‘에 ’임상적 진단‘ 등을 배제하고 있지도 않으므로, 위와 같이 뇌 MRI 등 의 객관적 검사를 거쳤고 그 검사 결과가 진단에 배치되지는 않는 이상, 의사가 그러 한 검사 결과와 환자가 보이는 증상 및 경과 등을 종합하여 임상적 진단을 하였다면 그러한 진단도 이 사건 약관상의 진단확정에서의 ’진단‘이라고 볼 여지는 있어 보인다. 그런데 합리적 위험분산이라는 보험제도의 목적하에 특정 질병을 ’진단확정‘을 받을 것 을 전제로 특별히 보장하는 보험계약의 특성을 고려할 때, 단순히 전문가인 의사가 일 정한 검사 결과만을 기초로 ‘임상적 진단’을 한 경우를 모두 진단확정에서의 ‘진단’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는 없고, 그러한 진단을 할 당시의 상황에서 객관적 검사를 통해 파열성 뇌동맥류가 발견된 경우와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검사가 시 행되었는지 여부, 만일 그러한 검사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검사를 추가로 하기 어려울 정도의 위험성이나 긴급성 등과 같은 의학적인 근거나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종 합하여 평가함이 타당하다.

3) D병원 담당 의사는, “출혈량이 소량일 경우에는 CT와 MRI에서 음성으로 보일 수 있으며 이 경우 양성으로 보일 확률이 16% 정도로 낮다”면서 당시 C의 임상 경과 2) 다만 감정의는 뇌혈관조영술은 동맥류에 대한 전반적인 양상은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나 뇌출혈 여부나 동맥류의 파 열 여부를 확정할 수 있는 검사는 아니라고 하고 있다. [두통의 양상 및 소실의 기간, 출혈 분포가 중력에 의해 침강되고 씻겨 내려가면서 척 추(요추) 부위 및 다리로의 자극 증상이 있었던 점]는 지주막하 출혈의 전형적인 모습 을 보였다는 소견을 밝히고 있다. 또한 감정의도 당시 C의 증상에 파열성 뇌동맥류로 발생하는 지주막하 출혈시 나타나는 특징적인 이상 증상[갑자기 발생한 두통, 극심한 두통 양상, 그 이후의 오심, 구토 동반, 수막 자극 증상 및 징후(두통과 함께 뒷목이 뻣뻣하면서 통증 발생함)]이 있었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기는 하다. 그런데 이는 모두 임상적 증상에 불과하여 그러한 증상을 보였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실제 지주막하 출 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이상, 앞서 본 바와 같이 그러한 임상적 증상에 부합하는 객관적 검사 등을 통해 확정진단을 할 수는 없었는지 등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위와 같은 임상적 증상에 터 잡은 임상적 추정을 이 사건 약관상의 ‘진단확정’으로 볼 수 있 는지를 평가해야 할 것이다.

4) 그런데 감정의는 “확정진단이 가능한 검사로 뇌 C T, 요추 천자3)에 의한 뇌척수 액검사4), 개두술 등이 있는데, 특히 뇌척수액검사는 뇌출혈(파열성 뇌동맥류)이 의심되 나, 뇌 C T상 뇌출혈 소견이 없는 경우에도 파열된 뇌동맥류를 확정 진단할 수 있다.” 고 하고 있다. 또한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에도 “간혹 영상검사상에서는 지주막하 출혈이 안 보이지만, 증상에 뇌동맥류 파열이 강력히 의심되는 경우 뇌척수액검사를 통해서 미세한 지주막하 출혈을 진단하기도 한다.”고 되어있다. 이에 의하면 C와 같이 영상검사만으로는 출혈 소견이 보이지 않으나 임상 증상에 뇌동맥류 파열이 강력히 의 심되어서 파열성 뇌동맥류인지의 진단이 필요한 경우 요추 천자에 의한 뇌척수액검사 3) 뇌를 감싸고 있는 경막과 뇌 사이의 공간인 거미막밑 공간에 있는 뇌척수액을 뽑거나 그곳에 약을 투여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검사법이자 처치법. 대개 허리 척추에서 실시하기 때문에 요추 천자라고 부르고, 허리뼈 사이에서 긴 바늘을 거미막밑 공간 으로 찔러 넣는 방법으로 시행된다. 4) 요추 천자 시 발생한 외상성 출혈이 아닌 뇌에서 출혈된 혈액과 섞인 뇌척수액이 요추부 천자에서 발견되는지 여부로 뇌출혈 여부를 진단하는 것 가 유용하고도 주요한 검사로 보이는데, C에 대해서는 이러한 검사가 이루어진 사실이 없다.

한편 이에 관해 담당 의사는, “확진의 방법은 뇌척수액 검사[CSF(Cerebro-Spinal Fluid) tapping]이나, C의 동맥류 위치상 재출혈의 위험성이 높아 천자술(tapping)을 시 행하지 않고 응급 코일색전술을 시행한 상태임. 확진을 위한 객관성(출혈의 확인)은 요 추 천자로 진행되어야 하나, 보험 여부(생명보험 포함)를 위하여 요추 천자를 진행하지 는 않는 관계로(당시 생명보험 여부 문의 없음) 시행할 필요성이 없었음.”이라고 의견 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담당 의사의 의견만으로는 당시 C의 상황이 요추 천자 에 의한 뇌척수액검사를 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긴급하고 위험했는지를 알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 오히려 요추 천자는 통상 소요시간이 검사 준비, 검사, 검사 후 휴식 시간까지 합하여 불과 20~3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하는 점,5) 요추 천자는 긴 바늘을 몸에 찌르는 비교적 단순한 검사여서 금기되는 경우가 많지 않을 것 으로 보이고, 검사를 위해 특별한 준비가 필요하지도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 통상 뇌 동맥류가 파열되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당시 C의 출혈량이 영상검사에서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소액에 불과했다면 위와 같은 요추 천자만으로 특 별히 위험성이 가중되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한편 담당 의사의 위와 같은 의견도 긴급하거나 위험하여 요추 천자를 하지 않았다기보다 단순히 보험 관련 진단을 위해서 굳이 요추 천자를 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파열성 뇌동맥류의 확정진단이 가능한 다른 객관적인 검사방법이 있었음에도 이러한 검사를 받지 않음으로써 확정진단을 할 수 없어서 발생하는 불이익은 보험금을 청구하는 측에 5)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등 참조 서 부담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5) C에 대해 코일 색전술6)이 시행되기는 하였으나, 이러한 색전술은 파열성 뇌동 맥류뿐만 아니라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의 경우에도 시행되는 치료법이므로, C가 코 일 색전술을 받은 것만으로 파열성 뇌동맥류가 진단되어 수술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도 없다.

6) 한편 C는 이 사건 진단서의 진단 등을 기초로 G 주식회사에도 보험금을 청구 하였고, 위 보험회사는 2019. 8. 8.경 C에게 뇌출혈 진단 보험금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 된다. 그런데 그 조사결과 보고서에는 앞서 본 담당 의사의 소견을 언급하면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하고 있을 뿐이고, 보험회사마다 지급 대상이 되는 보험금의 범위, 보험금 을 지급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과 그에 대한 심사 정도 등도 다를 수 있어서 다른 보험 회사에서 관련한 보험금을 지급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도 똑같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볼 수도 없다.

다. 위와 같이 C에게 이 사건 진단서상의 진단과 관련하여 이 사건 약관에 따른 뇌 출혈 등의 진단확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에게 그와 관련한 보험금 지급 채무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피고는 그 지급을 청구하고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소를 통해 그 지급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 다. 6) 뇌동맥류 코일 색전술은 뇌동맥류 출혈이 발생했거나 앞으로 생길 수 있는 출혈의 예방을 위해 뇌동맥류를 정상혈류로부터 완전히 차단하는 치료법으로, 동맥류 속에 미세 도관을 삽입하고 이를 통해 정상 혈관은 침범하지 않으면 오로지 동맥류만 막히도록 백금으로 만든 코일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참조).

판사 최규연 전지은 박진수

Scroll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