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무증상 열공성 뇌경색 보험금 분쟁 (뇌졸중 진단금 판결)

증상 없이 찾아온 뇌경색, 보험금 분쟁 사례 소개: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 13. 선고 2021나32028 판결

[사안] 별다른 증상 없이 뇌경색증(I63)으로 진단받아 보험금 청구

피보험자는 2007년 2월경 엠지손해보험의 뇌졸중 진단 보험에 가입했다. 이 보험은 제4차 한국질병사인분류에서 분류번호 I60 ~ I66으로 분류되는 질병을 뇌졸중으로 정의하고 있었다.

2019년 8월경 상세불명의 뇌경색증으로 진단(진단서상 I63.9로 기재)받은 피보험자는 뇌졸중 진단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런데 엠지손해보험은 MRI 영상과 그 판독지에 따르면 급성 뇌경색을 시사하는 소견이 없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피보험자의 MRI 판독지에는 “백질 소혈관질환 또는 열공성 뇌경색 병변 의증(R/O Small vessel disease orlacunar infarcts)”이라는 진단이 기재되어 있었다.

[판결] 뇌경색증에 해당한다는 해석과 반대 해석 모두 가능 → 작성자 불이익 원칙 적용 → 부책(보험금 지급 O)

재판부1는 피보험자가 진단받은 질병이 보험약관상 뇌졸중에 해당하므로 보험금 지급 대상이라고 판단했다.2

재판 중에, 피보험자의 MRI 검사결과에 뇌병변(뇌백잴부에 다발성의 작은 뇌병변들)이 확인되지만, 신경학적 장애나 의식장애가 발생한 병력이 없고 신경학적 결함도 남아있지 않아서, 이 사건 재판 당시에 시행되고 있던 질병코딩지침에서 말하는 뇌경색(I63)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특히 제6차 한국질병사인분류에 부속하는 코딩지침서에는 “열공성 뇌경색증은 무증상성 병변도 가능하기 때문에 ‘급성 증상성 열공성 뇌경색증’과 ‘과거 무증상성 열공성 뇌경색증’을 구별할 필요가 있으며, ‘과거 무증상성 열공성 뇌경색증’은 급성 뇌경색이라 볼 수 없다. 영상검사결과(예: CT, MRI 등)에서 뇌혈관 질환의 발현증세로 열공성 뇌경색이 기술되어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추가적인 임상 정보가 없다면 ‘R90.8 기타 중추신경계통의 진단적 영상이상소견’ 비정상검사결과로 분류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도 제시되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제6차 한국질병사인분류에 부속하는 코딩지침서에 따르더라도 ‘MRI 검사결과 열공성 뇌경색으로 기술되어 있으나 추가적인 임상 정보가 없다면 R90.8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이고, 뇌졸중의 전형적 증상이 없는 열공성 뇌경색의 경우 I63 코드로 분류되는 ‘뇌경색증’에서 제외되는지 여부는 분명하게 기술되어 있지 않고, 더욱이 피보험자가 가입한 보험은 제4차 한국질병사인분류에 따르는 것인데 제4차 한국질병사인분류에서는 뇌경색과 열공성 뇌경색을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보험약관에서 정하는 뇌경색증(I63)의 범위에 열공성 뇌경색이 포함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다의적인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약관의 작성자 불이익 원칙을 적용하여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결국 열공성 뇌경색도 보험약관상 보험금 지급사유가 되는 뇌경색증(I63)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내렸다.

[노트]

열공성 뇌경색뇌의 작은 혈관이 막혀 생기는 질환이다. 무증상성 열공성 뇌경색겉으로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열공성 뇌경색을 말한다.

뇌의 작은 혈관이 조금 막혔을 뿐이라면, 겉보기에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검사를 하면 뇌경생증(I63)으로 진단서가 발급되기 때문에, 보험회사는 별다른 증상도 없이 진단서만 발급된 무증상 열공성 뇌경색에 대해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최신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서는 무증상 열공성 뇌경색을 ‘뇌경색’(I63)이 아닌 ‘기타 중추신경계통의 진단적 영상이상소견’(R90.8)으로 분류하도록 하고 있어서 더 문제된다. 최신 기준에 따르면 뇌경색 진단이 나오지 않을 수 있는데, 과거 기준에 따르면 뇌경색으로 진단되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에서 재판부는 약관의 작성자 불이익 원칙을 적용했다. 과거 기준에 따르면 뇌경색증 진단이 적정해 보이고, 최신 기준에 따르면 적정하지 않아 보이기도 한데, 그렇다면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객에게 더 유리한 해석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참고로, 무증상 열공성 뇌경색에 대한 뇌경색증(I63) 진단이 적정하다고 보아서, 작성자 불이익 원칙과 관련 없이, 보험회사(에아이지손해보험)가 뇌졸중 진단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본 사례(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1. 20. 선고 2013나63508 판결)도 있다.

  1. 판사 윤웅기(재판장) 양은상 김양훈
  2. 2심 판결로 확정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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