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단독) 재활용 펠릿(pellet) 제조업인데 ‘플라스틱 제조업’으로 알렸다면

  • 김포시 “H회사”는 ‘폐기물처리’와 ‘폐합성수지 펠릿(pellet) 제조’를 모두 하는 공장
  • 삼성화재보험에 화재보험계약 체결하며 ‘플라스틱(합성수지) 제조•가공’으로 알려
  • H회사는 화재사고로 보험금 청구했지만 거절 당해
  • 서울중앙지방법원, H회사가 위험성이 높은 ‘폐기물처리업’을 알리지 않아 고지의무 위반이고 보험계약 취소도 가능
폐기물을 원료로 재활용 펠릿(pellet)을 만드는 업체가 화재보험에 가입하면서 ‘플라스틱 제조업’을 한다고 알려서 다툼이 발생했습니다.

사안 – H회사는 화재보험에 가입하면서 ‘플라스틱 제조업’으로만 알리고 ‘폐기물처리업’에 대해서는 알리지 않았습니다.

김포시에 있는 ‘H회사’는 재활용폐기물을 처리하고, 폐플라스틱을 이용해서 재활용 ‘펠릿(pellet)‘을 제조합니다. 재활용 펠릿(pellet)은 ‘페합성수지’로 부르기도 합니다.

H회사는 2019년 11월 29일 삼성화재해상보험의 공장 화재보험에 가입하면서, “플라스틱(합성수지) 그 외 위험품을 사용하는 제조•가공” 일을 한다고 알렸습니다.

그런데 2021년 3월 31일 H회사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총 피해액은 4억 원이 넘었습니다.

H회사는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 화재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고, 오히려 보험계약을 해지 또는 취소한다고 했습니다.

판결 – 위험성이 더 높은 폐기물처리업에 대해서 알리지 않은 것은 고지의무 위반입니다.1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7민사부2는 H회사가 공장 화재보험에 가입하면서 ‘플라스틱 제조’보다 위험성이 높은 ‘폐기물처리’에 대해서 알리지 않은 것은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하고, 민법상 사기 또는 착오에 의한 취소 사유에 해당하므로 보험계약은 취소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1) 고지의무: 한 공장에서 여러가지 일을 한다면, 가장 위험한 일을 기준으로 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위험성이 높은 ‘중간재활용폐기물처리업’을 고지하지 않은 것은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화재보험요율서에 따르면 한 건물에서 여러 작업이 이루어질 경우에는 -그 위험이 분리되지 않았다면- 가장 위험한 작업을 기준으로 보험요율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H회사는 재활용 펠릿(pellet)을 제조하는 공장이라고 사실대로 알렸기 때문에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보험에 가입하면서 플라스틱 제조와 관련된 사진만 제출하고 폐기물재활용에 관한 사진은 제출하지 않은 것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2) 취소: H회사가 업종을 허위•부실 고지했기 때문에, 삼성화재는 보험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중요한 사항에 관한 보험계약자의 고지의무 위반이 사기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보험회사는 상법 규정에 의하여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음은 물론 보험계약에서 정한 취소권 규정이나 민법의 일반원칙에 따라 보험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1991. 12. 27. 선고 91다1165 판결).

재판부는 위 대법원 판결을 재확인 하면서, 삼성화재가 H회사의 공장 화재보험을 ‘취소’한 것은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삼성화재가 H회사의 실제 업종이 재활용 폐기물처리업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텐데, H회사가 그 사실을 정확하게 알리지 않았으므로 ‘사기 또는 착오’에 의한 취소가 인정된다는 것이었습니다(민법 제109조 및 제110조).

노트 – 한 공장에서 여러가지 공정이 이루어진다면 가장 위험한 부분까지 보험회사에 알려야 합니다.

(1) 쟁점 분석

이번 사례는, H회사가 공장에서 ‘폐기물처리업’과 ‘플라스틱 제조업’을 모두 하고 있는데도 공장 화재보험에 가입하면서는 ‘플라스틱 제조업’에 대해서만 알린 것이 문제였습니다.

‘폐기물처리업’은 화재 발생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손해보험회사들은 폐기물처리 공장의 화재보험을 인수하지 않거나 나쁜 조건3으로 인수합니다. H회사도 이런 이유에서 ‘플라스틱 제조 공장’이라고만 알리고 보험에 가입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2) 여러 작업을 하는 공장의 화재보험 가입

공장 화재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를 하는지 보험회사에 알려야 합니다. 보험회사는 공장에서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서 ‘위험성’을 다르게 평가하고 보험료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의 공장에서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다면 ‘가장 위험한 일’을 기준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만약 각 공정이 방화구획으로 분리되어 있다면 따로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한국화재보험협회, 화재보험 언더라이팅 참고서
공장물건 요율 - 별종의 작업
(1) 하나의 공장구내에서 일관성이 없고(전공정과 후공정이 관계가 없는 것) 완전히 별종의 공업상의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최종생산품의 종류에 따라 각각 해당하 는 공장종별요율을 적용한다. 다만, 이들 작업이 하나의 건물내에서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소정의 방화구획에 의하여 위험이 분리된 경우에 한하여 해당 요율을 각각 적용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높은 요율을 전부에 대하여 적용 한다.
(2) 공장종별요율, 부속건물요율 및 공장물건에 대한 특례에 별도의 요율적용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규정을 따른다.

  1. 확정된 판결입니다.
  2. 재판장 전승환 판사
  3. 보험가입 금액은 낮고 보험료는 높은 조건으로 가입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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