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판결)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 악성림프종 진단돼도 암 보험금은 병리검사 받아야 해

  • 피보험자가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 및 악성림프종(의증)으로 진단받고 스테로이드와 항암제(에토포사이드) 및 면역억제제 병합치료를 받았습니다.
  • 이후에 피보험자는 ‘악성림프종’으로 확진된 진단서를 보험회사에 제출하였지만, 보험회사는 암 진단 보험금을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 암진단 보험금 받으려면 보험약관에서 정한 방법으로 ‘암의 진단확정’을 받아야 합니다.
악성림프종으로 확진 받은 피보험자가 암진단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하자 보험회사에 보험금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사안 –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으로 진단받고 입원치료를 받던 중 ‘악성림프종(의증)’ 진단도 받은 피보험자, 퇴원 후 암진단 보험금을 청구

피보험자는 2016. 7.경 미래에셋생명보험의 암보험에 가입했습니다. 피보험자의 암보험은 암으로 진단확정된 경우 ‘암진단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약정되어 있었습니다.

피보험자는 2017. 3.경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았고, 이후 몇 차례 통원 및 입원 치료를 받으며 ‘(의증)악성림프종‘ 진단도 받았습니다.

일시구분치료 내역진단명(진단서)
2017. 3. 14. ~ 2017. 4. 6.입원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 치료
2017. 4. 11. ~ 2017. 5. 23.통원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 치료(주)혈구탐식 증후군(최종진단)
2017. 5. 24. ~ 2017. 6. 13.입원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 및 (의즹)악성림프종 치료(주)혈구탐식 증후군, (의증)악성림프종NOS(최종진단)
2017. 7. 3. ~ 2017. 8. 4.입원조혈모세포이식술 시행(주)혈구탐식 증후군, 악성림프종NOS(임상적추정)
2017. 10. 15. ~ 2017. 10. 19.입원입원 치료
2017. 4. 11. ~ 2018. 2. 27.통원26회 통원 치료(주)혈구탐식 증후군, (의증)악성림프종NOS(최종진단)
2018. 11. 15.(주)혈구탐식 증후군, 악성림프종NOS(최종진단)
(위 표)피보험자의 주요 치료 내역

피보험자가 치료 후에 2018. 11. 15. 발급받은 진단서에는 “(주)악성탐식 증후군(D76.3), 악성림프종(C85.9)”으로 기재되어 있어서, 악성림프종이 ‘의증’으로 표시되지 않았습니다.

피보험자는 2018. 11. 15.자 진단서를 근거로 자신이 악성림프종으로 확정진단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암진단 보험금을 청구하였습니다.

법률지식 – 암보험에서 말하는 ‘암의 진단확정’은 원칙적으로 병리검사를 필요로 합니다.

암보험에서는 ‘암의 진단확정’시에 암진단 보험금을 지급하는데, ‘암의 진단확정’은 원칙적으로 병리 또는 진단검사의학의 전문의가 조직검사, 미세바늘흡인검사 또는 혈액검사에 대한 현미경 소견을 기초로 진단하여야 하고, 이러한 진단이 불가능한 때에는 피보험자가 암으로 진단 또는 치료받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문서화된 증거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병리 또는 진단의학검사 전문의가 아닌 의사가 작성한 진단서로는 암진단 보험금을 지급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암보험 약관의 '암의 진단확정' 의미
「암」의 진단확정은 병리 또는 진단검사의학의 전문의 자격증을 가진 자에 의하여 내려져야 하며, 이 진단은 조직(fixed tissue)검사, 미세바늘흡인검사(fine needle aspiration biopsy) 또는 혈액(hemic system)검사에 대한 현미경 소견을 기초로 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상기에 의한 진단 이 가능하지 않을 때에는 피보험자가 「암」으로 진단 또는 치료를 받고 있음을 증명할 만한 문서화된 기록 또는 증거 가 있어야 합니다.

*삼성화재의 암보험 약관을 참조하였습니다. 암보험은 표준약관이 없으므로, 보험회사나 가입시기에 따라서 약관이 다를 수 있습니다.

판결 – 조직검사, 미세바늘흡인검사 또는 혈액검사 소견을 기초로 한 진단이 불가능했다고 보기 어려워서, 보험약관에서 정한 절차에 따른 악성림프종의 확정진단이 내려졌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1

마산지원 민사4단독 재판부2는 피보험자의 주치의가 ‘혈구탐식증후군(D76.3)’ 및 ‘악성림프종(C85.9)’으로 최종진단을 한 진단서를 발급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피보험자가 보험약관에서 정한 조직검사, 미세바늘흡인검사 또는 혈액검사 소견을 기초로한 진단이 불가능했다고 보기 어렵고, 악성림프종으로 진단서를 발급한 근거도 부족해 보이므로, 보험약관에서 정한 악성림프종의 확정진단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이번 판결은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가 주요한 근거로 제시되었는데, 감정의는 피보험자가 처음 입원한 때(2017. 4. 6. 이전)에는 중증 혈소판감소증으로 림프절이나 흉선, 비장의 조직생검은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이었으나, 그 이후(2017. 4. 7. 이후)에는 치료를 받고 증상과 혈구감소증이 호전된 것으로 보여 조직검사, 골수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이유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감정의는 피보험자의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의 원인이 림프종이었는지 의무기록에서 확인할 수 없다고도 하였습니다.

또한, 피보험자가 항암치료 및 조혈모세포이식술을 받은 점을 들어 ‘악성림프종’의 치료를 받았으므로 암의 진단확정이 인정된다고 주장하였는데, 법원은 항암제(에토포사이드) 및 면역억제제 병합치료는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에 대한 일반적인 치료 방법이고,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에 대한 근치적인 치료 방법이 조혈모세포이식이라는 감정의의 의견을 근거로 하여서, 그러한 치료 사실만으로는 ‘암의 확정진단’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리고 2018. 11. 15. 발급된 진단서에는 ‘의증’의 기재가 없지만, 당시의 외래진료 의무기록에도 ‘(r/o) T cell limphoma’라고 기재되어 있어서 ‘의증’을 의미하는 ‘r/o’이 기재되어 있던 사실도 판단의 근거로 제시되었습니다.

노트 – 암보험에서 ‘암의 진단확정’은 병리학적 검사를 기초로 하여야 합니다.

이번 판결은 조직검사 등 병리검사가 충분히 가능했는데도 불구하고 병리학적 진단이 아닌 임상의사의 진단만 있는 경우에는 암진단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고 본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0. 10. 15. 선고 2020다234538(본소), 2020다234545(반소) 판결]과 같은 결론으로 타당해 보입니다.

또한 대법원은 임상학적으로는 악성 종양에 준하지만 병리학적으로는 양성이라면 이를 암진단 보험금 지급사유로 해석할 수 없다고 보기도 했는데(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03395 판결) 보험약관이 명시적으로 병리학적 진단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이를 쉽게 확대해석하여서 안 된다고 본 것입니다.3

일부 하급심 판결에서는 임상의사의 진단으로도 암진단 보험금의 지급을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사례(수원지방법원 2020. 8. 28. 선고 2019나70469 판결, 그 1심인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9. 6. 4. 선고 2018가단218617 판결)도 있으나, 병리전문의가 참여한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서 임상의사가 암 진단을 한 경우에 대해서 암 확정진단을 인정한 것4이므로 일반화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물론, 병리학적 검사방법에 의한 진단확정이 가능하지 않을 때에는 다른 진료기록에 의해서 암의 진단확정을 입증하여서 암진단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5

  1. 확정된 판결입니다.
  2. 재판장 고권홍 판사
  3. 특히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약관이 명확한 경우에는 작성자불이익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도 판단하면서 약관의 과도한 확대 해석을 자제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03395 판결).
  4. “피고에 대한 암 진단은 C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E의 문진과 위 병원 병리과 전문의 F 등이 참여한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진단되었던 것으로 전문 지식을 갖춘 의료인에 의해 적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수원지방법원 2020. 8. 28. 선고 2019나70469 판결)
  5. 참고: “갑상선암의 경우에는 임상학적 검사결과의 정확도가 매우 높아 병리학적 검사 없이 수술을 시행함으로써 암의 진단확정을 위하여 별도의 병리학적 검사가 시행되지 아니하는 데다가, 피보험자가 책임개시일 이전에 수술받기를 거부함으로써 그 기일 내에 병리학적 검사방법에 의하여 암이라는 확정진단을 받을 수 없었던 때에는 이를 보험약관에서 말하는 ‘병리학적 검사가 가능하지 아니할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임상학적 진단만으로도 암의 확정진단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고”(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2다6098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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