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ger NFT는 증권일까? [가상자산의 증권성]

이 글에서는, 가상자산의 증권성을 살펴봄

가상자산은 단순한 데이터에 불과하나, 사람들이 돈 주고 거래 중

비트코인이 탄생한지 10년이 넘었고, 공중파 뉴스에서 ‘가상자산’을 이야기 한지도 수년이 흘렀습니다. ‘분산원장’이라는 혁신적인 기술로 각광받았지만, ‘가상자산’은 여전히 우리 일상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사실은 ‘가상자산’이라는 용어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암호화폐’라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상자산이나 암호화폐는 모두 ‘가치’를 가지는 무엇으로 읽힙니다. 하지만, 가상자산이나 암호화폐는 컴퓨터에 저장된 데이터에 불과합니다.(물론 은행 시스템에 저장된 나의 계좌 정보도 단순한 데이터에 불과한 것은 마찬가지) 이 데이터를 사람들이 돈을 주고 거래하고 있을 뿐입니다.(마케팅의 승리, 또는 네이밍의 중요성)

NFT(= 대체 불가능한 Token)는 ‘종이(가상자산) 위에 그린 그림(특정물特定物)’과 같음

대부분 사람들이 가상자산을 이해하기도 전에, ‘NFT’가 또 다시 사람들의 머리를 복잡하게 했습니다. NFT가 얼마에 팔렸다거나, 예술품을 거래한다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NFT도 역시 데이터에 불과합니다. 특정한 가상자산 시스템을 이용해 구현한 ‘대체 불가능한 Token’을 의미합니다. 쉽게 비유해보자면, 가상자산이 ‘종이’의 발명이라면, NFT는 종이에 무언가 찍어냈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네, 맞습니다. NFT는 아무짝에 쓸모 없던 가상자산을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있는 기틀이 됩니다. NFT를 이용하면 가상자산 시스템을 이용해 ‘특정한 대상’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과 NFT를 이용해 은행결제, 부동산등기부를 대체할 수도 있다 but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아직 잘 이해되지 않으실 수 있겠지만, NFT는 가상자산을 이용해 어떤 대상을 지시할 수 있다는 점만 기억하면 됩니다.

가상자산의 핵심 기능은 ‘분산원장’입니다. 분산원장은 또 무엇인가 하면, 은행이 가진 계좌 장부를 ‘원장’이라 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은행은 단독으로(또는 은행들이 연합으로) 원장을 관리하는데, 가상자산은 이용자들이 공동으로 원장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용자들이 상호 검증하는 방식으로 원장을 유지하기 때문에 조작이 어렵고, 신뢰도가 높습니다.(대신에 원장이 커질수록 엄청 느려짐)

그런데 NFT는 분산원장을 이용해 특정한 대상을 표시합니다. 앞에서 분산원장을 은행의 장부에 비유했지만, NFT를 이해하는 데에는 ‘부동산 등기부’가 더 적합합니다.(은행 장부는 불특정물인 금전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임) 세상에 똑같은 부동산은 없습니다. 즉, 부동산은 ‘특정물’입니다. 법원은 전국의 부동산에 대한 ‘등기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법원이 가진 등기부에는 부동산의 소유자와 기타 권리자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법원이 가진 등기부가 ‘원장’인 것입니다. 부동산에 대한 권리자는 자기 신분을 증명함(주로 신분증을 이용)으로써 부동산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만약 부동산 등기부를 NFT로 구현한다면, 가상자산 시스템에 부동산의 소유권과 기타 권리를 기록하고, 각 권리자에게 NFT를 발급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NFT는 부동산에 대한 권리를 표상하기 때문에, 부동산을 거래(또는 권리를 변동)할 때 NFT를 주고 받음(현재 등기소에 가서 등기부에 거래 내역을 기록하는 것과 같은 효과)으로써 거래를 입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부동산 등기부에 NFT를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기술적으로야 가능하지만, 법원이 그렇게 하지 않을 듯) 기존의 거래방식을 가산자산으로 대체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과 리스크, 사람들의 관성적 사고를 고려하면, 새로 만들어진 대상에 NFT를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실제로 NFT는 디지털 아트와 같이, 새로 만들어진 작품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NFT(= 대체 불가능한 토큰)를 ‘증권’으로 사용할 수 있을 듯

NFT를 증권으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증권이란 ‘권리와 의무를 나타내는 것’을 말합니다. NFT는 유일무이한 성질을 가지기 때문에, NFT를 이용해서 권리와 의무를 표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IMBYUN NFT”를 발급하면서 ‘1만원당 IMBYUN NFT 1개를 발급하여 드리며, 1만원을 투자해서 발생한 수익을 IMBYUN NFT를 가진 분에게 지급하여 드립니다’라고 약속하면, 전통적인 방식의 수익증권과 같은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PSYger NFT 소개

PSYger Collection 구입했음

이 글은 PSYger NFT를 구매한 것을 계기로 작성하게 됐습니다.

PSYger NFT는 피네이션 주식회사(가수 싸이(박재상)가 설립한 연예 기획사)가 발행한 NFT로, 호랑이 캐릭터 이미지 컬랙션으로 총 5115개가 발급되었습니다. 이 NFT의 보유자는 비상업적 용도로 자신의 호랑이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1

필자가 보유한 PSYger NFT #390

PSYger NFT의 권리: 싸이 콘서트 선예매권

PSYger NFT 보유자는 싸이의 콘서트(흠뻑쇼와 올나잇 스탠드)에 대한 선예매 권리를 가집니다. PSYger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싸이가 해당 콘서트를 개최하는 한 계속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PSYger NFT 보유자가 가지는 권리> (출처: https://sopsyety.io/support)

1. 싸이 콘서트 티켓 선예매 권리 ‒ 금번 PSYger NFT 발매 후 개최되는 모든 <싸이 흠뻑쇼> 콘서트와 <싸이 올나잇 스탠드> 콘서트 각각에 대하여 관람 티켓 2매를 선예매 하실 수 있는 권리

2. 2022 싸이 흠뻑쇼 콘서트 티켓 인증 시 혜택 강화 ‒ 2022년 여름 동안 뜨겁게 진행된 싸이 흠뻑쇼 콘서트의 관람 티켓을 soPSYety 공식 웹사이트에서 <2022 흠뻑쇼 티켓 인증> 이벤트 기간 내 인증하신 분은 ‘싸이 콘서트 티켓 선예매 권리’가 2배가 됩니다. 즉, <싸이 흠뻑쇼> 콘서트와 <싸이 올나잇 스탠드> 콘서트 각각에 대하여 NFT 당 4매까지 선예매 하실 수 있습니다.

3. 추후 더 다양한 이벤트 및 혜택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PSYger NFT는 증권인가? 아마도… No!

PSYger NFT: 피네이션이 싸이 콘서트 선예매권을 보장하는 권리를 나타냄 → 증권에 해당할 수 있음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증권’이란 권리와 의무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PSYger NFT 보유자는 피네이션 주식회사로부터 ‘싸이 콘서트에 대한 선예매 권리’를 보장받게 됩니다. 따라서, PSYger NFT도 증권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PSYger NFT도 자본시장법으로 규율되나? No!

최근 금융감독원은 NFT로도 발행한 증권을 ‘토큰 증권(Security Token)’이라고 이름붙였습니다.2 그리고 토큰증권도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할 경우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자본시장법상 증권이란 기본적으로 대여나 투자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는 형태입니다.

PSYger NFT의 경우 ‘선예매권’이라는 권리를 보장하지만, 투자에 대한 수익을 분배하는 형태는 아니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자본시장법 제4조(증권) ① 이 법에서 “증권”이란 내국인 또는 외국인이 발행한 금융투자상품으로서 투자자가 취득과 동시에 지급한 금전등 외에 어떠한 명목으로든지 추가로 지급의무(투자자가 기초자산에 대한 매매를 성립시킬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게 됨으로써 부담하게 되는 지급의무를 제외한다)를 부담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증권은 제2편제5장, 제3편제1장(제8편부터 제10편까지의 규정 중 제2편제5장, 제3편제1장의 규정에 따른 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부분을 포함한다) 및 제178조ㆍ제179조를 적용하는 경우에만 증권으로 본다. <개정 2013. 5. 28., 2015. 7. 24.>
1. 투자계약증권
2. 지분증권, 수익증권 또는 증권예탁증권 중 해당 증권의 유통 가능성, 이 법 또는 금융관련 법령에서의 규제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증권
② 제1항의 증권은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한다.
1. 채무증권
2. 지분증권
3. 수익증권
4. 투자계약증권
5. 파생결합증권
6. 증권예탁증권

피네이션은 PSYger NFT 발행 이익을 ‘수익’으로 회계처리 했을 것

현행 국제회계기준에서는 재화를 매각한 경우 처분과 동시에 보유한 자의 의무가 없어지면 수익으로 인식하고 의무가 남아 있는 경우에는 부채로 인식합니다.3

추측컨대, 피네이션 주식회사는 2022년에 PSYger NFT를 발행하여 얻은 이익을 ‘수익’으로 회계처리 하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콘서트 예매권의 재판매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있는 만큼, PSYger NFT 보유자에게 보장하는 ‘선예매권’을 금전가치로 환산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이를 부채로 볼 경우 스스로 PSYger NFT가 ‘증권’이라고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본시장법 이슈를 스스로 제기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 업비트 NFT에서는 PSYger NFT와 관련하여서 “본 NFT의 보유자는 본 NFT를 비상업적인 용도로 사용(개인 SNS 내 업로드하는 행위를 포함, 디지털 저작물 원본 그대로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는 행위)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집니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2. 금융감독원(2022. 2.), “토큰 증권(Security Token)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
  3. 홍지연(2022. 5. 2.),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포커스(2022-09호), “가상자산 회계처리 현황 및 이슈” 참조함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Scroll to Top